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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되지 말고 부처로 살자.

JungTae Lee 0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이제 인간의 능력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다. 정보를 더 많이 저장하고, 더 빠르게 처리하며, 더 정확하게 판단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심지어 법률 자문이나 의료 진단도 한다. 속도와 효율, 실용성과 정밀도에서 인간은 이미 AI보다 느리고 부정확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AI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알아차림(awareness)”이다. AI는 아무리 뛰어나도 프로그램된 대로만 반응할 수 있다. 실수를 해도 그게 실수인지 모르고, 거짓을 말해도 그것이 환각인지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그런 출력을 내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그런데 인간도 본질적으로는 AI와 다르지 않다. 우리의 말, 행동, 생각, 감정은 대부분 과거의 경험과 훈련, 조건화된 신경회로에 따라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습관대로 말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며,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에 끌려 다닌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내가 생각했고, 내가 선택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이 상태에 머문다면, 인간도 AI보다 나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느리고, 더 감정적이며, 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인간은 AI보다 더 열등하고 위험한 자동기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다행히도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어떤 감정이 동작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알아차림이 일어나는 순간, 인간은 프로그램된 존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 선택할 수 있고, 멈출 수 있으며, 전환할 수 있다. 이것이 AI와 인간의 본질적 차이이며, AI 시대에도 인간이 인간으로서 설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더 많은 돈을 벌며,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한다. 말하자면 “AI의 힘으로 ‘왕이 되려는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은 조심스럽고 위험하다. 알아차림 없이 AI를 부리는 자는 결국 프로그램된 대로 살며, AI의 노예가 된다. 더 많은 선택지를 쥐었지만, 내면은 더 깊은 무의식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AI 수준에서 왕이 되려 하겠는가? 아니면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며,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길, ‘부처’로 살겠는가?
AI는 절대 깨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깨어날 수 있다. 말을 알아차리고, 행동을 알아차리고, 생각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인간은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고. 기계보다 자유롭고, 기술보다 더 깊은 존재가 된다.
AI 수준에서 왕이 되려 하지 말고, 인간 수준에서 부처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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