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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과연 존재하는가?

JungTae Lee 0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영혼이 있다고 믿어 왔다. 영혼은 몸과 따로 존재하고,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천당이나 지옥으로 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기억하는 것이 모두 두뇌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나의 영혼이 정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뇌졸중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어떤 사람은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고, 어떤 사람은 가족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작은 일에도 울거나 화를 낸다. 만약 영혼이 몸과 분리된 채 따로 존재한다면, 뇌가 다쳐도 성격이나 기억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뇌가 변하면 ‘나’도 변한다.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의 영혼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두뇌의 동작에서 나오는 자아는 변하지만, 알아차림이라는 것은 계속 존재한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과 다르지만, 여전히 나라고 느낀다. 기분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도, 그것을 알아차리는 ‘무언가’는 계속된다. 마치 강물이 흐르면서도 강이라는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영혼이란 어쩌면 개별적이고 변하지 않는 ‘나’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 속에서도 계속되는 ‘알아차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옛날에는 죽은 후에도 나라는 존재가 계속 유지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나’는 신경망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뇌가 멈추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 가지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물이 얼음, 수증기, 물로 형태를 바꾸어도 H₂O라는 본질이 유지되듯, ‘알아차림’이라는 현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전통적인 영혼의 개념은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영혼이란 죽어도 남아 있는 ‘나’가 아니라, 변하는 과정 속에서도 지속되는 ‘알아차림’일지도 모른다. 물이 고체, 액체, 기체로 변하지만 본질은 유지되듯, 개별적인 자아는 변하고 사라질 수 있어도, 알아차림의 근본적인 성질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변하지만, 알아차림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알아차림이라는 기능도 두뇌 동작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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