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과거 인류는 생존을 위해 노동을 했고, 성공을 위해 경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신해 생산을 담당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노동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 인간은 무엇을 가치로 삼아야 할까?
과거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평생을 면벽 수행해야 했다. 하지만 현대의 뇌과학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인간의 뇌는 학습된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반응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와 사회로부터 가치관을 학습하며, 이 과정에서 성공과 경쟁이 중요한 목표가 된다. 그러나 이 패턴이 항상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기억력과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결정적인 한 가지 차이가 있다. AI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마치 바둑으로 훈련된 알파고가 통역도 하는 식이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패턴을 따라 답을 생성하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자동적으로 감정과 사고 패턴을 반복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알아차림(Awareness)”이다.
우리가 순간순간 알아차릴 때,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감정과 사고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화가 날 때 “아, 내 뇌가 지금 분노 신경망을 활성화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순간, 감정은 자동적으로 폭발하지 않는다. 불안이 올라올 때 “내가 지금 미래를 걱정하고 있구나”라고 깨닫는 순간, 그 불안은 힘을 잃는다. 이것이 바로 부처가 말한 깨달음의 상태이며,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깨달음을 가치로 삼는다면,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모든 생산을 담당하고, 인간이 생계를 위해 노동할 필요가 없다면, 우리는 더 이상 성공과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 AI가 생산하는 자원을 공정하게 나누고, 인간은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즉 “AI 사회주의”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회가 실현되려면, 인간의 가치관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인간 사회는 성공을 목표로 한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하지만 이 경쟁은 끝이 없다. 성공한 사람도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 큰 목표,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이 계속될 뿐이다. 이런 삶이 정말 행복한가?
깨달음을 가치로 삼는다면,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순간순간 알아차림 속에서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다. 더 이상 불필요한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이 확산된다면, AI가 만들어내는 풍요로움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나누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여전히 성공과 경쟁을 가치로 삼고 기존의 자본주의 구조를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깨달음을 가치로 삼는다면,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 순간순간 알아차리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며,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이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