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파고와 이세돌, 그리고 인간의 한계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열렸을 때, 우리는 아직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계가 아무리 강해도, 인간의 직관과 창의력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바둑의 깊이를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4대 1로, 인간이 완패한 것이다.
이세돌이 한 판을 이긴 것은 기적처럼 보였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것이 인간이 AI를 이긴 마지막 한 판이었습니다. 이후 AI는 더 진화하여, 인간이 상상도 못 한 수들을 만들어냈고, 더 이상 인간이 AI와 겨룰 이유조차 사라졌습니다.
바둑은 인간 두뇌의 정수를 시험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AI가 인간을 초월하면서, 우리는 바둑의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밀려났습니다. 이제 바둑판 위에서 싸우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AI와 AI입니다.
2. 정석의 붕괴, 바둑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수백 년 동안 우리는 “정석(定石)”을 신봉해 왔습니다. 바둑의 기본적인 전략과 전술, 효율적인 돌 배치를 연구하며 최적의 수를 찾아왔죠. 하지만 AI가 등장하자, 정석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이 수를 두면 이길 확률이 4.7% 올라간다.”
AI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지만, 실제로 이렇게 두면 AI가 항상 이깁니다. 우리가 신봉하던 정석은 AI 앞에서 의미를 잃었습니다. 바둑이 더 이상 경험과 직관의 게임이 아닌, 확률과 연산의 게임으로 바뀐 순간이었습니다.
3.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사라지다
과거에는 프로 기사가 아마추어를 압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마추어도 AI를 활용하면 프로를 이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세돌이 은퇴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인간이 바둑의 최정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둑은 더 이상 인간이 정복해야 할 영역이 아니었고, AI 없이 바둑을 두는 것이 비효율적인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4. 전문가의 영역이 사라진다
바둑만이 아닙니다. 글쓰기, 그림, 작곡, 법률, 의료까지 모든 전문 분야에서 AI는 인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 AI는 작곡가 이상의 음악을 만들고,
- AI는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고,
- AI는 변호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법률 문제를 해결하며,
- AI는 의사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립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5.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AI는 바둑에서 인간을 밀어냈지만,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바둑에서도 여전히 인간적인 요소가 남아 있습니다.
- AI는 상대의 심리를 이용하지 못합니다.
- AI는 대국 후 상대방과 악수를 나누지 않습니다.
- AI는 바둑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AI가 바둑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상대의 감정을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글을 쓸 수 있어도,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글을 쓰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AI가 의학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도, 환자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