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빠릅니다. 기억 용량이나 속도 측면에서 이미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영역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환각입니다. 훈련받지 않은 분야에 대해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둑으로 훈련받은 알파고가 통역을 시도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은 무지한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잘못된 정보를 생성합니다. 흥미롭게도, 인간도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 역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태에 빠지며, 이를 심리학적으로 무지의 무지라고 부릅니다.
무지의 무지는 단순히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삶의 여러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젊은이가 노인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믿거나, 아기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 자식 잃은 부모의 상실감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러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표면적인 관찰만으로 타인의 복잡한 경험과 감정을 이해했다고 여기며, 자신의 무지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를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됩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먼저 모른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는 문제 해결의 시작점입니다. 젊은이가 노인의 고통을 이해하려면, 그 고통을 완전히 알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노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경험을 배우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주장하기 전에, 자신의 경험의 한계를 자각하고 그 고통의 깊이를 배워야 합니다.
인간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이유는 인공지능처럼 경험하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도 아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정보만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특정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그 주제를 단순화해 이해했다고 믿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내가 정말 이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가?” 또는 “모르는 부분은 무엇인가?”를 묻는 습관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타인의 경험을 경청하며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는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학습과 성찰을 통해 자신이 가진 지식의 한계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모른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단순한 자기 반성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진정한 배움과 성장의 출발점이며,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엽니다. 인공지능이든 인간이든, 모든 지혜의 시작은 “나는 모른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됩니다. 알아차림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강력한 깨달음의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