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는지 물어보면 좋은 대학에 가려고 공부한다고 대답한다. 왜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는지 물어보면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왜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하는지 물어보면 소위 성공하려고, 왜 성공하려고 하는지 물어보면 행복하게 살려고,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런다고 한다.
우리는 돈이나 권력을 가지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평생 돈에 집착하고, 권력을 가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럼 돈을 가진 사람은 하루 24시간 행복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계속해서 행복할까?
우리가 움직이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두뇌 동작에 의해 이루어진다. 행복하게 느끼는 것도 두뇌 동작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면 행복이란 두뇌가 어떻게 동작하는 것일까?
두뇌의 보상중추가 동작할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보상 중추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면 동작한다. 환경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면 보상중추에 도파민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면 돈이 많거나 권력을 잡은 사람의 두뇌는 보상중추가 계속해서 활성화되어 있을까? 옛날에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을 가진 왕이 있었다고 치자. 그의 보상중추가 계속 동작하였다면 행복했을지는 모르지만 생존과 번식은 어려웠을 것이다. 마약을 먹고 계속해서 황홀경에 빠진 중독자가 생존과 번식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우리 두뇌는 주어진 환경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면 보상중추가 동작하지만, 불리하면 긴장하고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두뇌는 행복과 고통 간에 균형을 이루면서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간다. 이를 오토스테이시스라고 한다.
몸의 체온을 36.5도로 유지하고, 수분을 70%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듯이 고락[고(고통)과 락(행복)]에 대해서도 균형을 유지한다. 우리 두뇌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고락의 균형을 이루면서 동작하지, 행복만 계속해서 동작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바보같이 행복만 쫒고 있을까. 돈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고, 권력만 잡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모두가 오직 그 길로만 매진하고 있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높으면 조금 더 행복해지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고락은 균형을 이루며 동작하고, 이런 신경회로는 대부분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 즉 어릴 때 만들어진 신경망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동작한다는 이야기다. 어릴 때 불행한 엄마 밑에서 자랐다면 돈이나 권력이 많아도 세상을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평생을 행복에 매달려 살아야하나? 두뇌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동작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제 습관적으로 동작하는 나의 신경망을 한번 살펴 보고 신경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습관적으로 동작하는 신경망을 멈추려면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 여기 동작하는 신경망을 알아차려야 새로운 신경망으로 바꿀 수 있다. 새로운 신경망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알아차림에 머물면 감정을 처리하는 변연계가 조용하여 좀 더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평온하게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