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Enter" to skip to content

세상이 변하면 변한 세상에 따라 살아야.

JungTae Lee 0

내가 대학에 입학한 1970년도 초반에는 대학에 입학하면 교양과정부라는 과정을 거쳤다. 대학 1년 동안에는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한 반을 이루었는데, 내가 속한 C2 반에도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한 반을 이루었다. 이렇게 모인 친구 중에 8명이 의기투합하여 “징검다리”라는 모임을 만들고 한 평생을 친구가 되어 살았다. 공부도 같이 하고 다양한 이벤트에도 같이 참가하고 여행도 같이 가면서 아주 즐겁고 보람 찬 대학생활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대학을 졸업을 하고, 각각 직장을 잡아 다양한 곳으로 흩어졌는데도 일년에 두 번은 같이 모여 놀러 갈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결혼을 한 후에도 부부 동반 모임으로 만나게 되었고, 모임에는 자연히 자녀도 데리고 나오면서 그들도 어울리게 하였다. 징검다리는 자랑거리이었고, 한 평생을 그렇게 보내는 친구들이 되었다.
징검다리 모임에서 대부분 친구들은 부부 동반으로 자녀를 데리고 나왔는데, 몇몇 친구들은 언제나 혼자서 참가하였다. 부인이 모임 참가를 꺼려서 언제나 친구 혼자 참석하였다.
세월이 흘러 정년 퇴임을 하고 노인이 되는 된 후에는 저승으로 간 친구도 있고 부인이 치매로 고생하는 친구도 있고 그리고 암으로 투병하는 친구도 있다. 그러다 보니 모임이 흐지부지하게 됐는데, 특히 코로나 사태로 더욱더 모임을 할 수 없게 되어 되었다.
그렇게 모임을 하지 못하다가 암 투병중인 친구를 문병하기 위해 몇몇 친구들이 모였다. 그런데 그 모임을 가만히 살펴보니 재미있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참가한 친구들은 모두 부인들끼리 잘 어울리는 친구들인 것이다. 남자 중심의 세상에서 자란 우리 노인들도 부인끼리 잘 어울리는 친구들만 모인 것이다.
우리 노인들은 남존여비의 세상에 살았는데, 우리가 키운 자식들은 여자 중심의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여자도 남자 못지 않게 교육을 받고 남자보다 똑똑한 여자들도 엄청 많다. 양육도 엄마가 중심이 되고 가정사도 부인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세상은 어느새 여자 중심, 적어도 남녀 평등의 세상으로 바뀐 것 같다.
결국 징검다리 모임도 원래는 남자들 모임이었는데, 어느듯 여자들이 잘 어울리는 부부가 참가하는 모임이 된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세상은 많이 바뀌고 있다. 고령화 사회도 그렇고, 지구환경도 그렇고, 인터넷과 인공지능 혁명도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옛날에는 시집 간다고 해서, 시집 가면 눈 봉사 3년, 벙어리 3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엄마 이야기보다 마누라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세상이 바뀌었으면 바뀐 세상에 맞추어 자신을 적응시키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