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 인간 두뇌처럼 신경망을 만들고, 인터넷에 있는 무수한 데이터로 훈련을 하니, 바둑도 두고, 운전도 하며, 글도 쓰고, 논문이나 비디오를 요약도 하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비디오를 만든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인 면에서 혁명을 가져왔다면 인공지능 혁명은 인간의 정신적 측면에서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포클레인, 자동차, 비행기가 육체적인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켰다면, 인공지능은 정신적인 면에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포클레인과 경쟁하며 손으로 둑을 쌓는 어리석은 사람이 없듯이, 이제 바둑에서 알파고를 이길 인간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자율주행차보다 운전을 잘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고, 시를 짓든, 그림을 그리든, 영화를 만들든, 이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생산 활동을 위해 인간이 계획을 세우고, 마케팅을 하고, 그림이나 글, 영화 등의 창작 활동을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서는, 인간이 생산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 수요는 많은데 생산량에 한계가 있으니 생산에 인센티브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생겨났고 자본주의가 그 어떤 제도보다 인간에게 잘 동작했던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를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경쟁이 될 수가 없다. 아무리 빠른 인간이라도 차를 타고 가는 사람과는 경쟁이 될 수 없다. 이세돌도 알파고의 도움을 받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 로봇을 이용하면 현대자동차는 몇 명이 얼마든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이제 생산이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자본주의와 같은 제도를 적용하면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다. 극소수의 인간이 세상의 부를 대부분 가져가고 나머지는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극빈한 다수가 자동차도 살 수 없으면 생산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사회는 엄청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사람은 굶어 죽을 처지가 되면 강도짓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의 반대를 공산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치와 경제를 구분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새습군주 체제다. 지도자를 국민이 뽑는 정치 체제와 자식에게 세습되거나 당에서 뽑는 정치 체제가 있다. 북한이 후자에 속한다.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 적응한 사람은 당연히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좋아할 것이다.
경제 체제 측면에서 보면 자기가 생산한 것은 자신이 가지는 개념의 자본주의와 공동으로 생산하여 나누어 사용하는 경제 체제를 생각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생산은 기계에 맡겨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자본주의 체제를 적용하면 사회는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계가 생산하게 하고 나누어 사용하는 경제 체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념을 적용한 것이 기본소득 제도다. 기계가 생산한 것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거나 국가가 생산하고 이를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방안도 본격 검토해야 할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기본소득이 제공된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까?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고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지금처럼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평생을 바칠 수도 있고,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소득이 제공되는 사람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연금생활자나 로마의 귀족과 비슷한 삶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연금생활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시 옛날처럼 직장에 나가면서 일과 시간에 쫓기는 삶을 택하고 싶지는 않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언제나 마음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자유와 여유를 만끽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