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Enter" to skip to content

내가 아는 세상은 내 두뇌로 해석한 세상이다.

JungTae Lee 0

여행할 때 흔히 하는 말로,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면 대부분 베르사이유 궁을 방문하게 되는데, 루이 14세~16세에 대한 이야기를 알면 많은 것 앞에서 고개를 끄떡이고 배울 수 있지만,  모르면 그냥 벽에 걸린 그림 앞에서 증명사진 한 장 찍고 오게 된다.
나는 중국어를 모른다.  중국어로 ‘너를 죽인다’라는 이야기를 해도 나는 속없는 사람처럼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 두뇌에는 그것을 해석할 신경망이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대통령이 미장원에 있었다’고 하여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여자가 애지중지 키워온 아이를 찬 바다에 빠뜨려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내가 젊었을 때 엄마가 아프다고 하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금 참으면 나을 것을 그것도 참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70이 넘어 여기저기 아파오고, ‘낫지 않고 점차 악화되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노인이 되어보니 알 수 있었다. ‘늙어본 신경망이 없으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우리는 마치 내가 객관적으로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이 착각한다. 그러나 경험이 없으면 알지 못한다. 세상으로부터 입력된 정보를 처리할 신경망이 없으면 세상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내가 마치 다 알고 있는 것 같이 착각하고 잘못 처리하면 고통의 원인이 된다. 무지는 고통의 원인이다. 고통스러우면 먼저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배워야 한다.
이 사실을 순간순간 알아차려야 한다. 그래야 오판하지 않을 수 있고 고통을 피할 수 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