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돈과 권력이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돈과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과연 돈과 권력이 있으면 행복할까?
사람이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두뇌의 동작에 의해 이루어진다. 중풍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것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도 두뇌 동작을 통해 이루어진다.
행복한 느낌도 두뇌의 동작에 의해 이루어진다. 최근 뇌과학의 발전으로 행복한 사람의 두뇌 동작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행복한 사람은 보상중추에 도파민이 분비되어 활성화된다. 즉 도파민이 분비되어 보상중추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제임스 올즈(James Olds)는 쥐가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보상중추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쥐는 밥도 먹지 않고 스위치만 누르며, 심지어 암컷 쥐를 넣어 주어도 성관계에는 관심이 없고 스위치만 누르다가 죽었다. 뇌간이나 감정을 다루는 변연계는 사람이나 쥐의 신경 구조가 유사하다. 사람을 통한 실험은 하지 못했지만 사람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는 생존과 번식을 목적으로 동작한다.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환경의 신호가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면 보상중추가 동작하고 불리하면 편도체가 동작하여 화가 나거나 괴롭게 된다. 그래서 행복하면 그런 환경을 유지하려고 하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통해 현재까지 자신과 후손을 이어온 것이다.
환경은 늘 변한다. 한때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 순식간에 불리한 환경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하다가 순식간에 괴로워지고 화가 나기도 한다. 우리 두뇌는 이렇게 고락(고통과 행복)을 반복한다. 두뇌는 오토스테시스라는 원리하에, 고락의 균형을 유지하며 동작한다(고락 항상성 유지). 계속해서 락(행복)만 유지할 수가 없다. 마약을 먹어 행복을 추구하면 균형추가 락쪽으로 이동하여 더 많은 마약을 먹지 않으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동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약중독자가 행복만을 추구하다가 결국 심각한 건강문제로 고통받게 된다. 우리 두뇌는 행복만 계속되는 그런 상태로 동작하지 않는다.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도파민이 무한정 생산되는 그런 경우는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돈, 더 높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마치 높은 성을 쌓기 위해 바닷가에서 평생 모래를 쌓듯이, 아무 의심없이 매일 그 일을 반복하고 있다. 파도만 치면 무너지는데 미련스럽게 그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권력을 얻으면 순간적으로는 행복감이 증가한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 마누라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한 상태만 계속되는 경우는 없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순간적으로는 행복한 것 같지만 조금 지나면 고락은 옛날 상태로 돌아가고 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이루지 못할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나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에게 큰 도전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도 두렵지만, 이로 인한 식량위기와 굶주림으로 발생하는 전쟁 가능성은 인간 멸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온난화로 극단적으로 춥거나 덥고, 비와 가뭄이 극심하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심각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오늘도 더 편안한 자동차를 타고,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맛집을 찾아 다닌다.
인간의 두뇌와 같은 구조로 인터넷에 있는 온갖 정보로 훈련받은 챗GPT는 이제 인간보다 더 똑똑하다고 여겨진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극소수의 사람이 나머지 사람을 지배하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더 두렵다. 더 많은 돈과 더 큰 권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이를 포기하고 공존하려고 할까? 지구온난화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가까운 거리도 자동차를 타고 가고 더 맛있는 음식을 자랑하는 것처럼, 행복을 위해 더 많은 돈, 더 높은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멈출 수 있을까?
돈이 더 많아도, 권력이 더 높아도 더 행복해지지 않는데 왜 우리는 더 많은 돈, 더 높은 권력을 추구해야하는가? 그런데도 왜 우리는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고, 권력자 아래에서 굽신거려야할까?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이용하면 생산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소비하면서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루어질 수 없는 행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돈, 더 높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으로 공멸하는 길을 가야하는가? 돈과 권력에 과욕을 부리는 것 자체가, 행복은 이룰 수 없고 공멸로 인도하는 길인데도 왜 우리는 매일 그 길로 가야 하는가? 멸종이 눈 앞에서 전개되어야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멈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