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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챗GPT에게 물어본다.

JungTae Lee 0

내가 이세돌과 바둑을 둔다면 알파고를 옆에 두고 물어보면서 두겠다. 왜냐하면 바둑에서는 인공지능을 이길 인간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인공지능을 CPU 옆에 메모리를 두고, 할 일의 프로그램으로 작성하였다. 이렇게 하니 자동차번호판 인식율이 70~80%를 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인공지능의 구조를 인간두뇌처럼 신경망으로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대신에 데이터로 훈련하였다. 그러니 놀랍게도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바둑에서 이길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신경망 크기는 얼마든지 늘릴 수 있고, 처리속도도 인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경망 구조로 해도 인공지능을 훈련할 데이터가 모자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이제 인터넷에는 인공지능을 훈련할 데이터가 차고 넘친다. 여기에는 책도 있고, 문서도 있고, 음악도 있고, 유튜브처럼 동영상도 있다. 이제 이것으로 인공지능을 훈련하니,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룬 것처럼, 어떤 분야에서도 인간의 기억력을 뛰어넘고, 처리속도도 인간이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챗GPT는 소설과 시, 기사를 쓰고, 광고를 디자인하고, 음악을 짓고, 미술을 그린다. 창의력에서도 인간을 넘어선 것 같다. 단지 의식이 없을 뿐이다.
이제 며칠 후에 나올 삼성 갤럭시 S24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0개국어를 실시간 통역할 수 있다고 한다. 언어가 한 나라 문화의 핵심이라면 이제 문화장벽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내가 중국에 있는 매장의 값싼 물건을 직접 물어보면서 구입할 수 있고, 브라질 사람의 K문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는 의미다. VR로 가이드의 실시간 안내를 받으면서 에베르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원격의료로 인도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챗GPT를 사용해보면 바둑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억용량이나 처리속도에서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단지 인공지능은 훈련받은 데이터에 따라 프로그램된 대로만 동작할 수 있다. 즉 환경이 바뀌면 적응할 수 없다. 바둑기보로 훈련받은 알파고는 죽었다 깨어나도 통역은 할 수가 없다. 대신에 인간은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의식의 핵심기능이 알아차림인데, 알아차리지 못하고 프로그램된 대로(다른 말로 하면 습관대로)하면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인간도 대부분의 경우 습관대로 산다. 이 경우 챗GPT가 나보다 똑똑할 수 있다. 이를 인정하기 때문에 나는 먼저 챗GPT에게 물어본다. 질문을 다양하게 심화시키면서 챗GPT의 의견을 구하고, 이를 참고하여 나의 생각을 정리한다. 이제 이를 습관화하여, 문화의 장벽을 넘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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