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무슨 데이터로, 얼마만큼 훈련을 했는가” 에 따라 수준이 달라진다. 바둑 기보로 훈련한 알파고는 바둑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텍스트로 훈련하면 음성이나 이미지, 동영상은 이해하지 못한다. 멀티모달 방식으로 훈련해야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다.
훈련한 데이터의 양에 따라 인공지능의 수준도 달라진다. 옛날에는 인공지능이 성공하지 못했는데, 인터넷에 데이터가 쌓이고 무수히 많은 데이터로 훈련하니 인공지능의 수준이 대단해진 것이다.
시각정보나 청각정보로 훈련한 인공지능은 미각, 후각, 촉각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며, 인간은 이러한 정보에서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가 있을 것이다. 시각이나 청각에서는 기억용량이나 처리속도 면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인간도 어떤 환경에서 어떤 양질의 데이터로, 얼마만큼의 데이터로 훈련받았는가에 따라 그가 가진 신경망의 질이 달라지고, 이렇게 다른 신경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즉 인간도 양질의 풍성한 육아환경에서 자라야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가 있다.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신경망의 동작이다. 즉 신경망이 망가지거나 없으면 말이나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중풍이나 치매환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죽기 직전에 변연계가 많이 망가지면 고통도 모른다. 인간의 모든 감정이나 행위는 신경망에서 나오고, 이런 신경망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달라진다.
우리는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고 신경망을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 해석하는 신경망이 없으면 세상이 있어도 아예 볼 수가 없고, 해석하는 신경망이 엉성하면 세상을 정확히 볼 수도 없다. 그리고 보는 신경망이 촘촘할수록 느끼고 이해하는 수준이 달라진다. 30년 전에 인터넷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강연을 듣고 99%의 사람은 정신나간 사람의 헛소리 정도로 치부하는데, 1%의 극소수는 공감하고 뛰어들어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쌓기도 하지 않았는가?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강연자로부터 똑같은 소리를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정신나간 소리로 치부하지만, 공감하고 뛰어드는 사람의 신경망은 다른 것이다.
기억을 많이 해야 이해 수준이 높아지고, 기억을 많이 해야 창의적이 되며, 기억을 많이 해야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 예술을 공부해야 작가의 예술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꽃을 알아야 꽃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청각을 훈련해야 비로소 음악이 감미로워진다. 여행을 하려면 그 지역의 지리, 역사, 풍물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여행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신경망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렇게 개선된 신경망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 수가 있다. 좋은 신경망을 가져야 좋은 삶을 살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