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Enter" to skip to content

다양하게 경험하고, 많이 기억하라. 그러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JungTae Lee 0

우리는 내가 세상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오감을 통해 들어온 신호를 해석하여 반응한다. 따라서 해석할 신경망이 없으면 알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 또 해석할 신경망의 수준에 따라 느끼는 감도 다르고, 이해하는 수준도 다르다. 깊이 느끼고 정확하게 반응하려면 관련 신경망이 잘 형성되어 있어야 하고, 그런 신경망을 만들려면 풍부한 경험을 쌓거나 공부를 해서 많이 기억해야 한다.
나는 아랍어를 모르고 공부한 적도 없다. 따라서 아랍어로 아무리 웃기는 글이 있어도 웃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아랍어에 대한 신경망이 없기 때문에 느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아랍 사람을 잘 이해하려면 아랍어도 알아야 하고, 아랍의 역사나 관습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신경망이 없어면 아랍에 대한 정보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나에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는데 내 눈에는 왜 명화인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평생 과학을 하면서 살아온 때문인지 과학적인 사고가 몸에 베여 그림은 어느 것이 명화이고 어느 것이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다. 즉 그림을 이해하고 느낄 신경망이 초라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로,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한다. 역사 깊은 외국의 명승지를 가더라도 역사를 모르면 경치밖에 볼 것이 없다. 파리의 에펠탑에 가도 역사를 모르면 돌덩이 앞에 서서 증명사진 찍는 것에 열중할 수 밖에 없다.
언어, 예술, 여행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만사가 다 그렇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고 이해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경망에 따라 느끼는 깊이와 이해 수준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부잣집에서 고생한 경험이 없는 귀공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고, 큰 병을 아파보지 못한 사람들은 암환자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젊은이가 아무리 잘 안다고 생각해도 늙어 여기 저기 아픈 노인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에 대한 신경망이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 계층간의 대화도 쉬울텐데, 우리는 ‘나만 옳다’고 확신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할 생각도 안하려는 경향이 있다. 해석할 신경망도 없으면서.
많이 경험하고 많이 기억하여 수준 높은 신경망을 만들어야 한다. 깊은 지식을 쌓고 많이 기억하면, 느끼고 이해하는 차원이 달라진다. 경험을 통해 신경망을 만들거나 공부를 해서 기억하지 않으면 깊이 있게 느끼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고, 더 많은 것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험과 기억을 통해 신경망을 개선하면 우리는 다른 차원의 삶을 살 수 있다. 다양하게 경험하고 많이 기억하라.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