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마치 인간과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더구나 상대가 엄청 유능하고 현명한 사람 같다. 기억용량이나 처리속도 면에서는 이제 인간이 인공지능을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인공지능이 등장한 마당에 인간이 인공지능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인공지능은 훈련받은 대로,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 반면 인간은 의식이 있다. 의식, 즉 알아차림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된 대로, 습관대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알아차려야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가 있다.
인간도 대부분의 경우, 프로그램된 대로 반응한다.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면 조종이 가능하다. 우리는 내가 자유의지가 있고, 내가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유의지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인간의 두뇌도 알아차리지 못하면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
이번 손자와 함께 청와대, 경복궁, 광화문 광장, 시청앞, 서울역, 전쟁기념관을 둘러보았는데, 가는 곳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데모를 하고 있었다.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자신이 옳다고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상대를 비방하고 있었는데, 정치인이 던진 이슈에 따라 프로그램된 대로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내가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한 광고를 보내오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상대가 어찌 알고 그런 광고를 보내는지 의아하다. 그러나 개인의 기호와 특징을 파악하기는 쉽다. 내가 주로 사는 물건, 즐기는 음식, 돈의 소비처 등을 파악하면 맞춤 광고가 가능하다.
내가 원해서 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로그램된 대로 사게 만들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생각하지만 프로그램된 대로 투표하게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인간의 욕망이나 공포심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조종이 가능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면 한 인간을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얼마든지 조종이 가능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종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인간은 대부분의 경우 자유의지가 없고 프로그램된 대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 사실을 알아차려야 조종당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순간순간 알아차려야 조종당하지 않고 자유의지를 갖고 살아갈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나 기업에 조종당하면서도, 자유의지를 갖고 내가 원해서 했다는 착각속에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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