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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할라리, 자유라는 신화

JungTae Lee 0
  • 학자는 오직 진실에만 충실해야 할까? 설사 그 진실이 사회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아니면 사회질서가 유지되도록 거짓말을 해야할까? 
  • 자유주의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자유주의는 다른 이념보다 더 유연하고 덜 교조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지되어 왔다.
  • 자유주의는 파시스트, 그리고 공산주의의 도전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모두 극복했으며, 앞으로 다가올 자유의지로 인한 위기도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 개인이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실에 따른 자유주의의 위기는 파시스트 선동가나 공산주의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출발한 것이다. 
  • 자유주의는 인간이 가진 자유에 대한 믿음에 기초를 하고 있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 왔다. 
  • 자유주의는 유권자가 최선의 결과를 알고 있으며, 고객은 언제나 옳고 우리는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자유의지가 없다. 
  • 자유의지는 기독교신학이 만든 신화일 뿐이다. 신학자들은 신이 죄인을 벌하고 성자에게 상을 줄 권리가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자유의지를 발명했다. 우리의 선택이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신이 우리에게 벌이나 상을 줄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신학자들은 우리의 선택이 어떤 물리적 법칙이나 생물학적 원리와 무관하게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고 믿기 때문에 벌이나 상을 준다고 설명한다.
  • 인간은 선택을 하지만, 이미 프로그램된 신경망에 의해 선택이 이루어진다. 이 신경망은 생물학적, 사회적 조건에 의해 형성되고 영향을 받는다. 
  • 우리는 무엇을 먹을지, 누구와 결혼할지, 무엇을 살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을지 선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선택은 자신의 신경망에 의해 이루어지고, 이 신경망은 유전자, 생화학적 조건, 살아가는 사회문화적 조건 등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우리는 내가 어떤 유전자를 가질지, 어떤 가족, 어떤 문화권에서 태어날지를 선택할 수 없다.
  •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은 이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인간을 해킹할 경우 자유의지를 믿고 있는 사람을 조정하기는 누워 떡 먹기가 될 것이다. 
  • 당신이 어디에 갔고, 어떤 물건을 얼마에 구입 했으며,  환경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생체신호를 빅데이타로 수집할 수 있다면 당신의 감정이나 선택을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에 대해 완벽하게 알 필요도 없다. 단지 당신보다 당신에 대해 더 잘 알면 얼마든지 당신을 조종할 수 있다. 
  • 당신이 이러한 사실을 믿지 않고 유전자나 신경망보다 더 깊은 곳에 진정한 내가 있으며 누구도 나의 정신을 해킹할 수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내 선택은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고 누구도 내 선택을 예측하거나 조종할 수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세상은 그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이러한 당신은 더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대상이 되고 말 뿐입니다. 
  • 당신이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이민자들이 여성을 강간했다” 라는 기사를 보고 있는 순간에 당신 친구는 “트럼프는 이란에 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라는 기사를 보고 있다고 치자. 당신은 그 기사를 읽고 이민자 반대에 투표하고, 당신의 친구는 트럼프 탄핵 데모에 참여했다고 치자. 이 기사는 모두 가짜이며 사람들을 끌여들여 광고 수익을 올리는 회사나 소련  KGB에서 만들었다고 가정하면, 당신은 당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이 기사를 보고 행동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광고회사나 KGB는 이미 당신의 언행에서 당신은 이민자에게 편견을 가진 자이고, 당신 친구는 트럼프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신과 당신 친구를 조종한 것입니다. 
  • 이와 같은 선전과 조작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과거에는 무차별 폭격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정밀한 유도탄처럼 개인에 맞추어 이루어진다. 이제 이들은 물건만이 아니라 정치인과 이념도 이렇게 팔고 있다. 
  • 이제 건강을 위해 착용한 생체인식센서는 심박수와 신용카드 사용을 연관짓고, 혈압과 구글 검색어 관계를 살펴 볼 것이다.
  • 자유주의는 억압적인 권력과 편협한 종교로부터 독립적인 개인을 지키는 논리와 제도를 만들어냈지만, 개인의 자유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 이제 개몽시대의 유산이며, 기독교의 유산이기도 한 “자유의지를 가진 개인”이라는 순진한 개념에서 벗어나, 인간은 해킹될 수 있고 타인에 의해 조종될 수 있는 동물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 지금도 정부나 기업은 당신을 해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이 당신보다 당신을 더 알게 되면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그 어떤 것이든, 그것이 물건이든, 이념이든, 정치인이든 무엇이든 당신이 선택하도록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 컴퓨터 해킹은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인간에 대한 해킹은 인간이 가진 공포, 혐오, 편견, 그리고 욕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누군가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되면 그 감정을 적절히 자극해 무척 쉽게 공포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 인간이 조종 가능한 동물이고 우리의 선택이 자유의지가 아니라면 정치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난 300년 동안 우리는 자유의지를 믿고, 가능한한 많은 개인이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쫓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정치적인 이상으로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이 꿈을 이루게 될 순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자유의지란 없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환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순간도 동시에 눈앞에 왔다. 
  • 개인이 자신의 꿈을 이룰 바로 그 믿음에 의해 이제 내 꿈이 진정한 나의 꿈인지를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 우리의 생각과 욕망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욕망에 덜 얽매일 것이다. 
  • 자유의지에 대한 신화를 버리면
    1. 우리는 나머지 세상과 더 강력하게 연결하며, 이웃과 주변환경에 더 민감할 것이다. 
    2.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정부와 기업이 인간을 해킹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자유민주주의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유권자의 선택이 최선이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가 있을가? 
  • 당신이 해킹될 수 있고 당신의 선택이 정부의 조정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사실, 당신의 편도체가 푸친을 위해 일하고 있고, 당신의 생각이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인공지능의 조종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당신이 깨닫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우리는 이런 질문을 애써 피하고 있다. 아직 많은 나라에서는 성경의 진실성이나 민족의 신성함에 대한 논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성경은 중세시대에나 의미있는 학문이고, 민족주의는 파시스트 시대에 맞는 의념이다. 이런 논쟁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제 인공지능, 뇌과학은 진화과정 자체를 바꾸고 있고, 이런 기술을 사용하여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는 20~30년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과거 지식에서는 답이 없을 것이다.
  • 권력을 영원히 가지려는 자는 자신을 밀어내는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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