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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신경망이 그렇게 동작하고 있을 뿐이다.

JungTae Lee 0

손자와 여행을 다니는데, 길 가다가도 게임에 몰두하여 정신이 없다. 위험성을 이야기해 줘도 게임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얼마나 게임을 하고 싶으면 저러겠는가? 공감이 간다. 얼른 맛 있는 아이스크림을 싸먹어러 가야겠다.
사람이 태어나면 뇌간과 변연계 일부만 가지고 태어나고, 자라면서 신경망이 만들어진다. 고개도 못 가리던 애기가 엄마를 알아보고 고개를 돌리면 기쁘고, 옹알이를 하면 예뻐 죽겠다. 일어나 걸음을 떼면 박수를 치고, 똥오줌을 가리면 정말 고맙기도 하다. 그리고 말을 하면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학교에 입학하여 등교하고 집을 찾아오면 기특하기도 하고, 말 귀를 알아듣고 참을성을 발휘하면 이제 다 큰 것 같다.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하면 성인이 된 것 같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30대가 되면 출세에 눈을 뜨고, 돈을 벌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두뇌는 뇌간, 변연계, 대뇌피질 방향으로 발달하고, 후두엽에서 전두엽 방향으로 발달하면서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면 두뇌는 역순으로 퇴화한다. 50~60대까지는 돈을 벌고, 출세에 몰두하지만, 70대가 되면 사랑도 시들해진다. 친구들도 하나씩 사라지고, 지남력이 손실되면 집을 찾기 어려워진다. 안와전전두엽이 퇴화하면 참을성이 없어지고, 대상회의 기능이 약해지만 고집이 세진다. 그러다 80~90대가 넘으면 말을 하기 어려워지고 죽을 때가 임박해지면 똥오줌을 못 가리고, 걷지도 못하며, 결국에는 가족도 못 알아본다.
아이나 치매 노인을 따지고 야단쳐도 소용이 없다. 어린 아이처럼 신경망이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나, 노인이 되어 신경망이 손상되어 없어지면, 꾸중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데, 아직 안와전전두엽의 신경망이 발달되지 않아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데 ‘왜 게임을 그리 오래 하느냐?’ 하고 꾸중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 때는 우선 ‘정말 게임을 하고 싶구나’ 하고 공감하고,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한편 치매 노인은 돈을 새롭게 숨겨둔 것을 잊어버려서 며느리가 돈을 훔쳐갔다고 한다. 이 때 ‘왜 훔쳐가지 않았는데 거짓말 하느냐?’ 하고 따져도 치매가 더 악화될 뿐이다. 돈을 잃어버린 사실에 공감하고 같이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가 말을 하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것은 두뇌의 동작이다. 어린 아이처럼 아직 신경망을 형성하지 못했거나, 노인이 되어 신경망이 손상되어 없어지면 그에 해당하는 기능이 사라진다. 신경망이 없는데 따지고 야단쳐봐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단지 신경망이 그렇게 동작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다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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