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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뇌는 나를 위해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할 뿐이다.

JungTae Lee 0

우리는,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행동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는 두뇌 신경망의 동작이다. 생각하려면 그에 따른 두뇌 신경망이 동작해야 하고, 움직이려면 그에 따른 신경망의 동작이 있어야 한다. 중풍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풍환자의 팔 다리는 멀쩡한데 걷지 못하는 것은 팔다리를 제어하는 두뇌 신경망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 두뇌의 신경망이 나를 위해 동작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두뇌 신경망은 ‘나를 위해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 별 것 아닌 일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기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욕심을 내고, 잘못 판단하여 인생을 망치고, 우울과 후회 속에서 인생을 보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내가 그런 것으로 착각하는데, 사실은 내 두뇌 신경망이 그렇게 동작하는 것이고, 이 신경망은 나를 위해 그렇게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된 대로 그렇게 동작하는 것이다.
호흡과 같은 생명현상을 제어하는 뇌간의 신경망은 대부분 태어날 때 만들어져 나오지만, 감정을 처리하는 변연계는 대부분이 3살 이전에 형성되고, 판단, 사고 등을 제어하는 대뇌피질도 사춘기를 거쳐 대부분 20세 이전에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뇌로 우리는 평생을 살고, 이런 신경망은 프로그램된 대로, 대부분이 무의식적으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습관대로 산다. 따라서 이런 신경망은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기 때문에 습관을 고치기 어렵다.
태어날 때 만들어져 나오는 뇌간은 유전적으로 타고난다. 이 부분은 수백만년의 진화과정에서 형성되었다. 즉 오랜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진 뇌간은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원시밀림의 환경에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호흡을 제어하고 체온을 36.5도로 유지하는 것은 지금도 유효하지만, 욕심과 같은 부분은 오동작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나 먹거리가 모자란 원시밀림에서 만들어진 신경망은 풍부한 현대사회에서도 욕심을 부린다. 호랑이를 만나는 것과 같은 위기상항에 대처하는 싸움/도망(F/F: Fight/Fleight) 반응은 상대의 무시하는 말 한마디에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하고, 얼굴이 붉어지고, 호흡이 빨라지며, 마치 목숨을 걸고 싸울듯이 화를 낸다.
3살 이전에 대부분 형성되는 변연계는 육아환경에 의해 만들어지고, 평생동안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평온하고 행복한 엄마 밑에서 칭찬 들으며 자란 아이는 언제나 세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어려운 일도 쉽게 극복한다. 그러나 불행한 엄마밑에서 잘못을 지적당하며 자랐거나 방치된 아이는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고 매사를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없으며, 우울하거나 반사회적으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내가 우울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우울한 것도 신경망의 동작이고, 이 신경망에 의해 만들어진 습관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 보면 화를 내는 것도 습관이고, 우울한 것도 습관이다. 세상이 나를 버린 것이 아니고 세상은 법칙대로 돌아가는데,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내 두뇌 신경망의 동작, 즉 습관이다. 우리는 이런 신경망의 동작대로, 습관대로 살아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화를 내어 댓가를 치를 수 밖에 없고, 자신감이 없고,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탓하며, 우울하게 살게 된다.
다행히 우리의 신경망은 가소성(Plasticity)이 있다. 즉 바꿀 수는 있다는 의미다. 바꾸려면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게 내버려두어서는 바꿀 수가 없다.
우리 두뇌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대로 동작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즉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지 않기 위해서는 의식해야 한다. 알아차려야 한다. 현재 상태를 알아차려야 바꾸는 단초를 잡을 수 있다. 알아차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무수히 연습을 하면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되어 습관대로 살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가 있다. 고치려면 어떤 신경망으로 고칠지 생각하고, 알아차리고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면,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말 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는 신경망의 동작이다. 신경망은 나를 위해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때 환경과 지금의 환경이 다르면 두뇌 신경망의 프로그램을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고쳐야한다. 고치려면 알아차리고 대치할 프로그램을 찾아 연습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좋은 신경망으로 고치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패해도 쉽게 극복해 나가며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가 있다. 인공지능처럼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좋은 신경망으로 고쳐야 좋은 인생을 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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