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되면 급박뇨라는 병이 생기기도 한다. 오줌이 마려워 급히 화장실에 가야 하고, 조금 전에 다녀 왔는데 또 가야하며, 잘못하면 실수 하기도 하는 병이다.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하지만, 약효가 끝나면 다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보통의 경우 방광이 70~80% 찾을 때 오줌이 마렵다는 신호가 오는데, 급박뇨의 경우 10~20%도 차지 않았는데 또 다시 오줌이 마렵고, 참으면 실수하게 되어 급히 화장실로 가야 한다. 즉 이것은 방광 근육에 문제가 있거나, 요로가 좁아지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뇌가 잘못 컨트롤하는데 있다. 즉 방광이 70~80% 찾을 때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10~20%도 차지 않았는데 오줌이 마렵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병을 고치려면 신경망을 바꾸어야 한다. 오동작하는 신경망을 고쳐 젊을 때처럼 70~80% 찾을 때 신호를 보내도록 신경망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급박뇨의 순간에 알아차리고, 이 신경망을 사용하지 않아 희미해지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에 아침을 먹고 있는데, 숟가락을 놓기 직전에 마누라가 자신이 먹다 반그릇 정도 남은 국그릇을 아무 말도 없이 내 국그릇에 부었다. 나는 즉각 반응으로 “다음부터 이렇게 하면 그대로 숟가락을 놓겠다”고 반발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 감정이 상해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알고 보면 집사람도 남편에게 더 먹이려고 무의식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온 것이고, 나도 무의식적으로 즉각 반응이 나온 것이다. 즉 두뇌 신경망에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고 난 후에 합리화한 것이다. 그저 프로그램된 대로, 습관대로 동작한 것이다.
인간은 알고 보면 대부분의 경우 프로그렘된 대로 살고 자기합리화 한다. 뇌과학에서 유명한 실험이 있는데, 피험자를 책상 앞에 앉히고, 오른손이나 왼손을 마음대로 들라고 한다. 그리고 그 피험자의 머리에 MRI를 씌워 두뇌 어느 부분이 동작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피험자가 손을 들면 운동중추가 동작하게 될 것이고, 오른손이나 왼손을 들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전두엽이 동작하는 순간이다. 그러면 피험자가 오른손을 들겠다고 결심하고 오른손을 든다면 전두엽이 먼저 동장하고 이어서 좌측 운동중추가 동작해야 할 것인데, 대두분의 경우 운동중추가 먼저 동작하고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즉 먼저 습관대로 손을 들고 후에 가서 자신이 그 손을 든 사실을 인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손을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거의 무의식 상태, 신경망에 프로그램된 대로 두뇌가 동작하면서 살아간다. 프로그램된 대로 느끼고, 프로그램된 대로 생각하고, 프로그램된 대로 말하고, 프로그램된 대로 반응한다. 이 사실을 알면 우리의 삶이 좀 더 여유있게 된다.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즉각 반응할 것이 아니라, 상대를 너무 탓하지 말고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좋은 신경망의 경우 강화시켜 그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고, 잘못된 것이면 수정하려고 노력하여 고치면 좀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두뇌는 생존과 번식에 목적을 두고 동작한다. 그래서 죽을 때가 되면 프로그램된 대로 “살려고 발버둥친다”. 70~80을 넘어 선 노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70~80을 살다 죽으면 실패이고 90~100까지 살면 성공인 것도 아닌데, 그냥 프로그램된 대로 “살려고 발버둥친다”. 그러다가 자식이나 사회에 큰 부담을 주고, 아름답지 못하게 마무리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급박뇨 신경망을 수정하듯이 죽을 때 살려고 발버둥치는 신경망도 이제 조금씩 수정해 나가야겠다. 평소에 살려고 발버둥치는 신경망의 동작을 알아차리고, 이런 신경망의 동작을 줄여 약화되도록 해야겠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반응이 나타나면 그 신경망의 동작을 알아차리고, “숨이 들어가고, 숨이 나가고” 하는 명상을 하면서 그 신경망의 동작이 희미해지도록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