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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규, 암이라 쓰고 앎이라 읽는다, 좋은땅

JungTae Lee 0

암 치료 과정을 일기처럼 적은 글

  • 항암 주사를 맞으면 맛도 잊어 버렸다가 어느 덧 그 맛을 찾을 때쯤이면 항암주사 맞을 날이 다가 오고 있다는 의미다.
  • 암 환자의 최대 적은 음식이다.
  • 암 환자는 이것저것 먹으라고 준비해 주는데, 쌓여가는 음식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 뷔폐에 가면 암 환자는 정말 먹을 것이 없다. 갈비탕 한 그릇에 김치 한 조각이면 충분하다. 이러려고 그 동안 먹어치운 것이 아니었는데.
  • 암 환자에게 설탕과 밀가루는 최대의 적이다.
  • 물 먹는 사람은 미음 먹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미음 먹는 사람은 죽 먹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죽 먹는 사람은 밥 먹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퇴원 날자가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 음식 봉투의 라벨에 성분 목록이 적으면 적을수록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다.
  • 다음과 같은 음식은 냉장고에서 빨리 버려라.
    • 단순당: 설탕, 정백당, 포도당, 맥아당, 물엿, 과당, 액상과당, 콘시럽, 꿀, 당밀, 흑설탕 등
    • 포화지방: 육류의 지방, 유제품의 지방, 버터, 야자유, 코코넛유
    • 트랜스지방: 부분 경화유, 식물성 경화유, 마가린, 쇼트닝
    • 정제밀가루: 정제 밀가루
  • 항암치료를 하면 맛을 느끼는 것이 둔해진다.
  • 암환자의 잔소리 메뉴판: 암?, 무슨암?, 몇 기?, 운동해, 살 빼, 살 가망은?
  • 암 환자의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발자욱 소리는 점점 고요해지고 어느덧 내 마음의 기대도 조금씩 사라진다.
  • 환자복은 사람은 무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암 환자는 뭐 하나 만족해 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암환자라고 하는가 보다.
  • 암 환자에게는 인생의 모든 기억이 암 이전의 기억과 암 이후의 기억으로 나뉜다.
  • 더 아픈 환자가 덜 아픈 환자를 위해 기도한다.
  • 믿을 만한 암 정보는 국가암정보센터(www.cancer.go.kr)나 대한암학회(www.cancer.or.kr)에서 찾아 보라.
  • 암 환자는 잘 낫지 않기 때문에 면도기 대신에 전기 면도기를 사용한다. 지금까지는 둔하게 살면서도 걱정이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온갖 걱정을 다하게 된다.
  • 암 환자라는 놈 때문에 친구도 사라지고 소주 한잔의 소중한 추억도 사라진다.
  • 암 환자는 감염 예방을 위해 손 닦기는 필수다.
  • 암은 수술을 한다고 해서 저절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꾾임없는 자기 절제와 고난의 연속이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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