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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코비드19 이전으로 돌아가려 하는가?

JungTae Lee 0

코비드로 이년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살다보니,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다.  올 설에도 가까운 친척들이 만나지 못하고, 식당 등을 하는 소상공인들은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이다.  빨리 코비드19가 끝나고 이전 생활로 돌아갔으면 한다.  이왕 코비드19를 겪어야 할 입장이라면, 이전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마냥 좋을까? 빨리 돌아갔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이 기회에 고쳤으면 하는 것도 있다.

미국은 이민의 나라라 각자도생의 개인주의가 팽배한 국가다. 그래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내식대로 사는 것이 생활화된 사회다. 이에 비해 우리는 산업화되기 전까지는 씨족사회로, 이웃집 숫가락이 몇개인지 알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온 관계중심의 사회다. 그러니 상대를 알려는 마음이 강하고 나의 진심을 알리려고 오버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 친구는 모두 이모라고 하고, 경조사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참석하는 것이 다반사다. 저녁회식에 빠지는 것은 출세를 포기한 사람이 아니면 감행하기 어렵고, 집안에서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과도하게 남의 눈치를 보고, 삶이 다른 사람에 의해 휘둘리다 보니 힘들어하고, 자살율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이런 사회적 관습을 힘들어하면서도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고 특히 나혼자 바꾸고 싶어도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코비드19로 사회적 격리가 되다 보니 이런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 패거리지어 회식하러 다닐 수도 없고 경조사에도 참석할 수 없다. 친구는 얼마전에 모친상을 당했는데 문상객이 없으니 오래만에 형제들이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좋았다고 했다. 

이제 옛날같은 씨족사회도 아니다. 우리 다음 세대는 집안 친척들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살아간다.  또 옛날의 보릿고개처럼 배고파 죽을 사회도 아니다. 그러면 다시 옛날처럼 돌아가 남에게 휘둘리고 눈치보면서 힘들어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 이왕 사회적거리두기를 거쳤으면 폐습은 버리고 새로운 관습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남의 눈치가 보여 경조사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하고 위로하는 경조사 참석으로 바뀌고, 패거리를 만들기 위해 회식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사람끼리 모이고, 강요하는 술이 아니라 자기가 즐길 수 있는 범위에서 마시고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이 좋지 않을까?

나를 좋아하고 도움이 되는 친구를 위주로 사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면 된다. 인맥관리 차원에서 사람을 챙길 필요는 없고,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남의 눈치 보며 살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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