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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 장례식

JungTae Lee 0

가까운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코로나 때문에 문상도 가지 못했다. 소식을 들으니 형제들만 모여 화장을 하였다고 했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쩌겠는가?

내가 어릴 때만 해도 3년상이라는 것을 했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동안 매일같이 삼배로 된 상주복을 입고 아침 문안을 올렸다. 어떤 집에서는 1년만 하고 마친다고 입방아를 찍었다. 아주 옛날에는 부모님 산소 옆에서 움막을 짓고 3년을 살았다고 했다. 

보르네오섬에 있는 코타키나바루를 여행할 때 들은 이야기다.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산골에 모셔 가서 두고 온다고 했다. 굶주린 짐승들이 배를 채울 수 있도록 그런다고 해서 기겁을 한 적이 있다. 

방송에 보니 티벳의 어떤 종족은 부모님 시체를 높은 곳에 올려 둔다고 한다. 날아가는 새들이 먹어 조상이 저 하늘나라로 훨훨 날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1980년도만 해도 화장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부모를 활활 타는 불속에 넣을 수 있는가” 하였다. 

어떤 제도이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행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산속에 두거나 화장 하는 것은 잘못이고 3년상을 지내는 것만 맞다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코로나 이전과 같이 줄줄이 문상을 가서 떠들고 놀아도 되고, 코로나 이후와 같이 고인의 자식들만 모여 간소하게 치러도 된다는 이야기다. 

나는 장례식에 갈 때마다 조화가 쭉 줄을 서 있고, 고인의 추모보다는 사교의 장이 된 장례식장이 불편하였다. 가까운 친척도 아니고 고인도 모르는데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 타고 문상 오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시체를 짐승이나 새들이 먹게 하는 것은 미개인의 짓이고 화장하는 것만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의학의 발전을 위해 대학병원에 기증하는 것이 노숙자들이나 하는 짓이라 생각지 않는다. 모두 화장하고 기증하는 시신이 없다면 의사들은 어떻게 교육하겠는가?

인간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다. 나는 자립할 수 없으면 떠났으면 한다. 내가 떠나면 시신은 대학병원에 기증하였으면 한다. 두뇌가 동작하지 않고 의식이 있는 Mental Life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장례식은 산자의 마음 정리에 도움이 되게 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별파티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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