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집사람이 척추협착증으로 무척 고생했다. 금요일 저녁부터 갑자기 너무 아파서 토요일 아침에 이 분야 유명 병원에 갔다. MRI를 찍어보자고 해서 찍어 진찰하더니 척추협착증이 심하여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런 준비도 해 오지 않아서 집으로 와서, 아들에게 물어보니 자신이 알아보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들이 추천한 의사에게 이차의견을 물어보았다. 그 결과 수술이 급한 것은 아니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수술 대신에 시술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시술을 잘하는 병원에 재차 진료를 받아 보았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의사는 한참 동안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는데, 시술로 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는 동안 인터넷에서 자료를 조사하니 너무 많았다. 그런데 지금 알고 보니 엉터리뿐만 아니라 망하게 만드는 잘못된 정보가 많았다. 그래서 척추협착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유튜브도 조사하고 도서 및 논문도 조사하여 공부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명하다는 병원에서는 MRI를 보고 모두 수술하라고 했다. 나이 든 사람의 63.7%가 MRI 소견으로는 척추협착으로 진단되어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통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 중 1년 전과 1년 후의 MRI 소견은 동일한데 1년 전에는 아프지 않았는데 1년 후에는 통증이 무척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의사는 돼지 디스크에서 수액을 추출하여 신경에 바르니 염증반응을 일으켜 신경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물론 척추협착이 심하여 대소변을 가리기 어렵다거나 생활이 어려우면 수술을 해야겠지만 MRI 소견이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척추협착에 나쁜 자세를 피하고 좋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통증이 심하면 염증을 치료하고 인간의 자연 치유능력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좋아졌다.
이번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인터넷에서 정보가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그 문제가 주식투자든, 법적인 문제이든, 세금 문제이든, 심지어 농장에 데크를 만드는 것이든, 물놀이 기구를 만드는 문제이든, 모두 인터넷에서 조사해보면 나온다. 심지어 퀴즈 문제를 풀 때도 인터넷에 뒤져보면 해답이 나와 있다. 그래서 구글 검색엔진을 설계한 팀장의 글에 나오듯이 사진 한 장을 두고 언제 어디에서 촬영한 것인지 조사해 볼 수도 있고 관광지의 돌에 새겨진 글자의 사실 여부도 조사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는 무수히 많은데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설프게 잘못 조사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로 주식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데 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면서 투자하는 것은 백이면 백 모두 망하게 되어있다. 주식투자를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할 자료는 도처에 널려있다. 공부해야 어느 정보가 엉터리인지 식별해내는 능력이 생긴다. 공부도 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눈감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언제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것인지는 시간문제다.
이제 자료는 도처에 깔려있다. 어느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아니면 나에게 독이 되는지는 공부를 해야 식별해 낼 수가 있다. 정보가 제한되어 있을 때는 정보를 가진 전문가가 힘을 가질 수 있었지만, 도처에 정보가 깔린 시대에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농장에 데크를 설치하려고 전문가에 견적을 의뢰하니 175만 원이 나왔다. 유튜브에서 관련 자료를 조사하여 살펴보니 필요한 공구를 모두 구매해도 1/3 가격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문제는 한두 시간 자료를 조사하여 공부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척추협착과 같은 의료나 법률 분야는 훨씬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자료는 도처에 널려 있다. 공부만 하면 해결하는 방법이 보인다. 그것이 의학 문제이든, 법률문제이든, 요리 문제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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