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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냐?, 네 편이냐?

JungTae Lee 0

인간 두뇌는 무의식적으로 내 편인지 아닌지를 먼저 파악한다. 원시 밀림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적인지 아닌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내 편인지 네 편인지를  무의식적으로 가른다.

원시 밀림에서 만들어진 이런 신경망은 무의식적으로 동작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보면 판단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 머리 색깔로 내 편인지 아닌지를 가르고, 한국 사람인지 일본 사람인지, 고향 사람인지 아닌지, 같은 학교 출신인지 아닌지,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기준으로 내 편인지 네 편인지 구분한다. 흑인이나 일본인, 타향 사람 중에도 좋은 사람이 많고, 같은 학교 출신 중에도 사기꾼이 많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나눈 이 신경망의 동작에 갇혀 그것이 마치 진리인 양 믿고 행동한다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겠는가? 지하철에서 아시안에게 테러를 저지른 백인이나, 무의식적으로 혐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본인을 보면 안타깝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향 롯데팀이 지면 내가 진 것처럼 억울해하고,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동창회, 향우회, 동기회 등을 만들어 야단법석을 피우기도 한다. 우리 신경망은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밀림의 신경망이 동작하지만, 이 신경망의 프로그램에 갇혀 실수를 범하기도 하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이런 원시 신경망을 인지하고 그것에 갇혀 살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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