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두뇌는 세상의 정보를 오감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신경망으로 해석하고 반응한다. 그래서 인간이 느끼고,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모든 일이 두뇌에서 일어난다. 이런 두뇌의 신경망은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살아가는 환경을 빅데이타로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동물은 두뇌가 완성된 상태로 태어나지만, 인간은 많은 부분이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난다. 이는 유연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는 태어나면 바로 걷지만, 인간은 일 년이 지나야 일어서고 걷는다. 인간이 한국에서 태어나 바로 한국어를 하면 좋겠지만, 한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그래서 태어날 때는 어떤 언어도 구사할 수 없지만, 한국인도 미국에서 태어나면 영어를 모국어로 구사할 수가 있다.
인간의 두뇌는 자라면서 만들어진다. 태어날 때는 생명과 관련된 뇌간과 변연계의 일부만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고 배가 고프거나 불편하면 울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감정이나, 보는 것, 운동하는 것, 참는 것, 판단하는 것 등의 기능은 자라면서 만들어진다. 이것 아는가? 갓 태어난 아기는 눈은 있지만, 봉사라는 것을. 인간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두뇌로 본다.
두뇌는 아래에서 위쪽으로, 뒤에서 앞으로 발달한다. 인간의 두뇌는 20~25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변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변하기 어려워진다. 기억한다는 것은 두뇌가 변했다는 의미이고, 노인의 두뇌가 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집이 세어진다.
어릴 때는 부모만 졸졸 따라다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부모보다 친구로 관심이 옮겨가고, 나라는 것과 내 생각이라는 것이 생겨 말을 잘 안 듣기도 한다. 사실 말을 잘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신경망이 없고, 참는 신경망이 없어 두뇌가 그렇게 동작하는 것일 뿐이다.
말을 안 들으면 부모는 회초리로 때리기도 하고 겁을 주어 고치려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참는 신경망도 없고, 판단하여 고쳐야지 하는 신경망도 없는데 고쳐질 수 있을까? 옛날에는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때리기도 했지만 요사이는 금기시하고 있다. 그러나 요사이도 대부분 부모는 아이에게 고함을 치거나 벌을 주어 고치려고 한다. 그러면 아이는 알아듣고 다음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겁을 주면 공포감으로 하던 일을 멈추기는 하겠지만 부모가 가르치는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 대신에 감정을 만드는 신경망에 두려움이나 공포 신경만 강화될 것이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신경망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훈육하려고 때리기도 하고, 겁을 주기도 했다. 아이의 두뇌는 때가 되어야 참는 신경망도 생기고 판단하는 신경망도 생긴다. 참고 판단하는 신경망이 없는데, 때리거나 겁을 주어 고치려 하는 것은 건축에서 1층이 없는데 2층이나 3층을 지으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이의 두려움이나 공포신경망이 강화되어 어른이 되어 소심해지고 부정적으로 자랄 뿐이다.
우리는 출세하거나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자식이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로 자라 출세하고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그러나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나면 돈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대부분의 순간 두뇌에 프로그램된 대로, 습관대로 산다. 두려움이나 공포회로가 강화되어 있으면 세상일이 모두 걱정거리이고 불안한 상태로 산다. 그래서 신경망이 형성되는 어릴 때 주어진 환경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한다. 이제 때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으니 때리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훈육의 이름으로 꾸중하거나 겁을 주는 부모는 많다. 잘못을 판단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참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에 꾸중하거나 겁을 주는 것은 편도체만 강화할 뿐이다.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반복하더라도 부모는 평정심을 갖고 반복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안되는 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고 부모의 문제다.
완벽한 부모는 없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부모가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면 아이의 잘못이 아니고 부모 자신을 보라. 아직 신경망이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를 꾸중하는 것은 아이의 감정회로를 나쁘게 만들 뿐이다. 화가 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아직 신경망이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를 두고 내가 화를 내고 있네” 하고 알아차려라. 알아차리면 화가 수그러든다. 그러면 부모도 성장하고 아이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