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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두뇌를 공부해야 한다.

JungTae Lee 0

인간이 움직이고, 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느끼고, 결정하는 모든 것이 두뇌의 동작에 의한 것인데, 어찌 두뇌를 모르고 제대로 살 수 있겠는가?

옛날에는 중풍에 걸려 어느 날 갑자기 반신불수가 되면 신의 저주를 받아 그렇다거나 침을 맞으러 다녔다. 중풍은 한쪽 팔, 다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 팔, 다리를 제어하는 두뇌의 문제다. 그래서 급히 두뇌를 촬영해 볼 수 있는 병원에 가서 원인을 검사하고 핏줄이 막혔다면(뇌경색) 뚫어주는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하고, 핏줄이 터져 그랬다면(뇌출혈) 급히 수술로 피가 흐르지 않게 조치해야 한다.  이때는 시간이 급하기 때문에 우리는 구급차가 오면 길을 비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몰라도 시간을 다투는 시기에 침을 맞으러 다니면 망하는 길이다. 그래서 노인들이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면 자식이 오기를 기다릴 것도 없이 구급차를 불러 뇌를 촬영할 수 있는 병원으로 직행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이 있고, 내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상은 내 두뇌로 해석한 것이다. 신경망이 없으면 볼 수도, 말할 수도 없다. 망막폐쇄증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 눈은 멀쩡해도 볼 수가 없다. 눈의 이상으로 갑자기 볼 수 없게 되면 환상을 보기도 한다. 또 두뇌에서는 정보의 처리 과정에서 많은 정보가 누락되기 때문에, 존재하지만 보고 듣지 못하기도 한다. 외국의 공항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도 들리지 않다가 갑자기 한국말 소리가 들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시끄러운 소리가 존재하지만, 두뇌가 전부 걸러내고 있다는 의미다. 또 두뇌는 필요하면 정보를 채워 넣기도 하는데 맹점이 보이지 않고 우리가 완벽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말은 입이 하는 것 같지만 두뇌가 성대를 제어해서 나오는 것이다. 입은 멀쩡하더라도 중풍으로 두뇌가 망가지면 말을 못 하게 된다.  일본 사람들은 “ㅌ” 발음을 잘 못 하는데, 어릴 때부터 이런 발음을 하는 신경망을 훈련하여 만들지 않으면 “리턴(return)” 대신에 “리땅” 하고 발음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고 해석한다.  따라서 신경망이 다르면 다르게 해석한다. 동일한 음식을 두고 남편은 싱겁다고 하는데, 아내는 짜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보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진보는 “어찌 그럴 수가 있나?”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순간순간 1,100만 비트를 처리하는데 이중 40비트 정도만 우리가 의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두뇌 신경망은 평소에 바쁘게 동작하는데 이 중에서 우리가 의식하는 것은 아주 극소수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즉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신경망을 형성하는 어린 시절에 어떤 환경(두뇌 신경망을 형성하는데 이용되는 빅데이타)에 노출되는가가 정말 중요하고 이때 만들어진 신경망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프로그램된 대로, 무의식적으로, 습관대로 동작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릴 때 화를 잘 내는 환경에 많이 노출되면 그런 신경망이 형성되어 강화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사소한 일에 크게 화를 낸다. 그래서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화를 참지 못해 감옥에 갈 일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이다. 인간이 화를 내거나 슬픔을 느끼거나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두뇌의 동작인데 대부분 프로그램된 대로, 무의식적으로 동작하고 작화한다. 우리는 슬퍼서 운다고 생각하지만, 두뇌 동작을 촬영해 보면 울어서 슬프다고 할 수 있다.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하는 운동중추가 먼저 동작하고 뒤에 가서 슬프다고 생각하는 전두엽이 동작한다. 이와같이 인간 두뇌는 작화에도 천재적이다.

인간은 의식하지 않으면 프로그램된 대로 산다. 프로그램된 대로 화를 내고, 습관적으로 행동하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고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획득하여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두뇌의 보상중추가 동작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나라는 것에 갇혀 있는 한 언제나 행복하게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와 세상을 구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세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이나 권력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아주 미미할 수밖에 없다. 돈이나 권력을 얻어 행복하겠다는 것은 손바닥만 있으면 되니 손등은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두뇌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과  관련되어 있는데, 두뇌를 모르고 잘 살겠다는 것은 눈을 가리고 길을 나서는 것과 같다. 그러니 넘어지고, 깨지고, 피가 철철 나는 것이다. 화가 나서 감옥에 가기도 하고, 우울증으로 인생을 비관하기도 하며, 중풍으로 신을 원망하는 것이다.

이제 두뇌를 알고 두뇌가 어떻게 동작하기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아차려서 올바르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어떤 감정이나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이 들면 대상을 보지 말고 내 두뇌를 보라. 내 두뇌에 어떤 신경망이 있기에 신경질이 나고, 후회할 일을 했는지 살펴보라. 알아차리면 두뇌의 종으로 살지 않고 변화의 공간이 생긴다. 좀 더 자유롭고 평온해질 수가 있다. 두뇌의 동작을 모르는 것은 눈을 가리고 길을 나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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