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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을 버리면서(소유하지 말고 경험하라)

JungTae Lee 0

죽기  전에 집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오늘부터 책 정리에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 사전류가 대거 나왔는데 만감이 교차하였다. 국어사전을 비롯하여 영어, 일어, 심지어 독일어 사전도 있고, 대백과사전에 이러기까지 다양한 사전이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되는데 이들 사전이 왜 필요하겠는가? 이제 이들 사전은 재활용품으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다. 

옛날 대학 다닐 때 하숙집 선배가 영국 브리태니커 사전을 판매하였는데 그 당시 28권 전집을 소유하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그 브리태니커 사전을 편찬하던 회사도 수년 전에 문을 닫았다. 요사이 같으면 그런 사전을 쓰레기로도 받아주지 않으니 누가 사겠는가?

나는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 테이프를 많이 샀고, 특히 음질이 좋은 LP 레코드는 나의 자랑거리였다. 그래서 돈을 모아 LP 레코드를 사면 당연히 애지중지하였다. 그렇게 모은 음악 테이프는 여러 상자가 되고 LP 레코드는 수백 장이 되는데 인제 와서는 이것을 어디에 사용하겠는가? 죽기 전에 전부 처리해야겠는데 재활용품으로 사용할 수도 없으니 쓰레기만 늘어날 뿐이다. 

30여 년 전에 교환교수로 일본에 머물면서 많은 곳을 여행하였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 고가인 소니 비디오 레코드를 구입하여 자라는 아이들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가 한 상자가 되는데 이것도 골칫덩어리다. 요사이는 비디오테이프를 보기도 어렵고 버리기 전에 전부 디지털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큰 부담이다.

옛날에는 이것들이 자랑거리이었는데 어느덧 세상이 변하여 이것들이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이제 지난 생을 되돌아보니 어느 것 하나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애지중지 아껴봐야 어느 시점에 가면 쓰레기로 받아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소유하지 말고 경험하라고 했나 보다. 그 순간에 즐기면 되지, 소유하면 짊만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구독경제가 활성화되는가 보다. 구입하지 말고 구독하여 경험하면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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