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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것에도 갇혀 살지 마라.

JungTae Lee 0

나는 조상이 있기에 존재한다. 아버지/어머니가 있기에 존재하고, 할아버지/할머니가 있기에 존재한다. 이렇게 찾아 들어가 보면 원시 밀림 속의 조상도 있고, 그 이전 진화과정의 생명체와도 인연이 닿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유전자가 계승되었고, 그런 유전자에 의해 내 두뇌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18~24개월 이전에는 “나”와 세상을 구분할 수가 없다. 즉 18~24개월이 지나야 “나”라는 것이 생기고, 평생 “나”라는 기반 위에 두뇌가 동작한다. 두뇌가 이런 기반 위에 동작해야 생존에 유리하고 종족 보존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나”라는 것은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도구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아무리 지위가 높든,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나이가 들면 늙어 죽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생존의 도구인 “나”라는 것에 갇혀 살아야 할까?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서는 “나”라는 도구가 필요하지만, 행복하게 살려면 “나”라는 도구가 방해되기도 한다. 행복한 사람의 두뇌를 fMRI로 촬영해보면 보상중추가 동작한다. 오감을 통해 입력되는 환경정보가 “나”의 생존에 유리하면 보상중추가 동작하고 생존에 위협이 되면 편도체가 동작한다.

행복하게 살려면 환경을 “나”의 생존에 유리하게 바꾸면 된다. 돈이 많고 지위가 높으면 환경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환경은 아주 미미하다. 진수성찬을 먹고, 고급승용차를 탈 수 있지만, 밀리는 교통 체증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오는 비를 내가 멈추게 할 수도 없고, 뉴스에 나오는 사고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대부분 환경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나”라는 것에 갇혀 살면 행복과 불행을 윤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 두뇌가 만든 “나”라는 신경망이 약해지면 어떨까?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하는 세계에 갇혀있지 않고 “나”라는 것이 조금씩 해체되어 그런 신경망이 줄어들면 어떨까? 그러면 환경정보가 들어와도 비교할 신경망이 줄어드니 조용할 것이다.

“나”라는 세계에 갇혀 살면 생존에는 유리하겠지만 행불행을 윤회할 수밖에 없다. 행복하게 살려면 “나”라는 세계에 갇혀 있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순간순간 알아차려야 한다. “나”라는 틀에 갇혀 있는 것을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라는 것에 벗어나면 언제나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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