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동하거나, 말을 하고, 생각하거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다 두뇌의 동작으로 일어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fMRI로 두뇌를 촬영해 보면 어느 부분이 동작하는지 알 수 있고, 중풍에 걸린 사람이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반신불수가 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두뇌에서 특정 신경망이 동작한다는 의미다. 특정 생각을 반복한다는 것은 해당 신경망의 동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의미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은 경우,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계속 생각나는 경우도 특정 신경망이 반복해서 동작하기 때문이다.
두뇌는 1,400~1,500g 정도로 몸무게의 2% 정도를 차지하지만, 에너지는 20~25%를 소비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기관이다 보니 에너지 효율적인 동작이 아주 중요하다. 두뇌가 에너지를 쓸데없이 많이 소모하게 되면 힘들어진다. 따라서 특정 신경망이 반복 동작하여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면 두뇌는 해로운 일로 판단하고 고통스럽게 느끼도록 동작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계속 생각하면 고통스러워지는 것이다.
사람의 두뇌는 형성되는 데 아주 중요한 결정적 시기가 있다. 감정이나 정서를 담당하는 변연계는 어릴 때 만들어져서 무의식적으로 동작한다. 그래서 어릴 때 자란 환경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고향을 떠나 있으면 그리워진다.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것도 두뇌의 동작이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는 것도 해당 신경망이 반복해서 동작하게 되고 두뇌는 경고 반응을 하게 된다. 어떤 행동이나 생각도 그것에 갇히면 괴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에도 갇히지 말라고 한다. 감정인 행복을 느끼는 것도 보상중추가 동작한다는 의미다. 보상중추가 계속 동작하는 것도 두뇌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일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행복한 상태만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행복했다가 고통스러웠다가 들쑥날쑥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삶이다.
세상은 내 두뇌로 해석한 것이다. 신경망이 다르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상대 신경망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신경망도 알아차리기 전에는 바꿀 수 없고 알아차리더라도 무수히 반복하지 않고는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폐암 환자가 담배를 끊지 못하고 해로운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습관을 고치려면 바꾸겠다는 의지가 필요하고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담배를 피우는 그 순간에 자신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담배를 끊을 수 없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프로그램된 대로, 무의식적으로, 습관대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환경을 바꾸는 것보다는 자신의 신경망을 바꾸는 것이 그래도 쉬운 편이다. 그래서 사실은 상대 때문에 내가 불행한 것이 아니고, 지금 환경을 불행으로 해석하는 자신의 신경망이 문제다. 이 신경망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다.
지금 절대 빈곤하거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어디에 갇히지 않는 한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지금 주로 어떤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라.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지, 고향을 그리워하는지, 상대를 고치려고 애쓰고 있는지, 주로 두뇌 속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을 살펴보라. 그 신경망을 반복해서 동작시키면 두뇌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일이 되고 힘들어진다.
힘들게 살고 싶지 않으면 반복되고 있는 신경망의 동작을 알아차려야 한다. 죽은 사람을 계속 생각하는 그 자체가 자신의 두뇌는 고통으로 판단하고, 고향을 계속 그리워하는 것 자체가 두뇌에게는 일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 생각이 날 때마다 이를 알아차려야 한다. 알아차리기만 해도 벗어날 수가 있다.
갇힌다는 것은 특정 신경망이 계속 동작한다는 의미고, 이는 고통의 원인이 된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신경망의 동작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특정 생각이나 감정이 반복되면 그 속에 갇혀 있지 말고 알아차려라. 심지어 그것이 행복일지라도 그 속에 갇히지 마라. 인간의 두뇌는 행복을 느끼는 보상중추만 계속되는 식으로 동작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