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건강하고 똑똑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예의를 지켜 사회에 잘 적응하며, 공부를 잘해서 출세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그래서 힘들고 짜증 나는 일도 많지만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키운다.
식탁에 앉아 음식을 골고루 먹으라고 시키고, 친구들과 어울려 잘 지내라고 시키며, 글자를 가르치고, 학원에도 보낸다. 그리고도 혹시 빠진 것이 없는지 조바심하며, 친구 엄마와 비교하면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운다.
이렇게 키운 아이들이 하나같이 부모의 소원대로 자랐으면 좋으련만, 몸이 허약한 아이도 나오고, 공부를 안 하는 아이도 나오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도 나오고, 출세는 했는데 늘 불안해하고 불평이 많고 행복하지 못한 사람도 나온다.
인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산다. 95% 이상의 말과 행동, 그리고 감정이 신경망의 프로그램대로 느끼고 말하고 행동한다. 그리고는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합리화에 천재적이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기 때문에 평생 상대만 고치면, 환경만 바뀌면, 행복해질 것인데 하고 산다. 자신의 습관도 못 고치면서 상대의 두뇌 신경망을 고치겠다고 애를 쓰면서 평생을 헛수고하면서 보낸다. 이런 신경망은 대부분이 어릴 때 형성되어 우리는 평생토록 습관대로 산다.
아이의 두뇌는 태어날 때 숨 쉬고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뇌간은 완성된 상태이지만,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나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하고 인내하는 대뇌피질은 자라면서 발전하고 형성되어 간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 두뇌의 현재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에게 요구한다. 참는 신경망이 아직 만들어져 있지 않은데 참으라고 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없는데 예의를 지키라고 한다. 예의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없는 아이에게 예의를 지키라는 것은 소에게 숫자를 가르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리고 우리 부모들은 어떤 두뇌를 가진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은 없고 오직 건강하고 똑똑하고 출세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변연계가 불안한 감정을 형성하게 되어 있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늘 불안해 할 것이고, 불만으로 가득 찬 사람은 출세해도 세상이 불만이고 마누라가 불만이라며 평생을 불평 속에 살 것이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위험한 음식을 피한다. 쓴 음식은 독이 있다고 느끼고 신맛은 상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그런데 골고루 먹으라고 하면 잘 먹힐까?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니 식당에서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는데, 거울세포가 발달하지 않아 다른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는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예의를 지킬 수 있겠는가?
동생의 장난감을 뺏지 말라고 하는데 아직 안와전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 자제력이 없는데 어떻게 가지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겠는가?
예의를 지키라고 하는데 추상 용어인 예의가 뭔지 모르는데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는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 하면 우리는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어른도 부정어에 적응하기 어려운데 아이는 오죽하랴? 아이는 아직 주의집중력이 낮기 때문에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고 할 때 “코끼리”까지만 의식할 수 있고 “생각하지 마라”는 것에는 주의집중력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안돼” 하는 말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부정어는 아이가 실행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해할 수 없고 참을 수 없는데 부모가 꾸중하고 벌을 주니 이해할 수는 없고 두려우니 자신감을 잃게 되고 불안하며, 사춘기가 되면 반감이 생기고, 그래서 성인이 되어 출세해도 늘 불안하고 불만투성이고 불행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신경망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산다. 밥을 먹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도 자기 신경망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동생의 장난감을 뺏는 것도 자기 신경망으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도 자기 신경망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인가? 우리는 먼저 우리 아이가 어떤 신경망을 가진 성인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어야 트레이닝할 빅데이터를 생각할 수 있고 육아의 방법이 나올 수 있다.
나는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언제나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이며 자신감이 넘쳐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육아도 이에 맞는 빅데이타를 제공하는데 맞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몇 가지만 살펴보자.
간섭하지 마라. 부모가 잘하려고 이것저것 간섭하면 아이는 성장하지 못한다. 부모가 어깨에 힘을 빼고 “적당히 키우자”라고 생각하라. 그래야 아이의 두뇌가 발달한다. 그냥 두고 지켜보며 용기를 북돋울 수 있게 칭찬만 해라. 두뇌는 반복 훈련을 통해 신경망이 형성된다. 싸우는 것도 신경망 형성에 좋은 빅데이타이다. 하지 말라는 말을 최대한 줄여라.
자기선택권을 주라. 강요하지 말고 선택하도록 하라. 우리는 스스로 결정한 일에 더 기쁨을 느낀다. 자기결정감을 길러주려면 “~ 해라” 가 아니라 “~ 하면 어떨까?” 하고 말하라. 아이는 자발적으로 하게 두어야 재미있어하고 재미가 있어야 반복하며 반복을 통해 두뇌 신경망이 만들어진다.
칭찬하라. 아이에게 긍정적인 셀프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틀려도 가위표를 하면 안 된다. 무조건 동그라미를 쳐 주고 칭찬해 주어야 한다.
공감하라. 공감은 상대를 이해하고 돕는 출발점이고 착한 사람이 되는 기본 소양이다. 장난감을 뺏는 형에게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었구나” 하고 우선 공감하라. 아이는 공감하는 사람을 신뢰하고 모방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언제나 어떤 신경망을 형성하기 위해 아이에게 제공할 빅데이타를 생각해 보면서 키워라. 사실 이것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생각해보는 과정은 부모도 성숙해지는 좋은 과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