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영희는 아침에 일어나 시골길을 산책했다. 어릴 때는 멀리만 느껴지든 뒷골못도 지나고, 무서운 개가 지키고 있는 농장도 지나갔다. 성격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전직 기업 이사님의 농장도 지나고, 열매가 열리지 않아 불만이 많은 채리농장도 지나갔다. 공기는 맑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이다. 그런데 머리 속에는 걱정과 불만이 가득하다.
척추협착으로 걸음을 걸을 수가 없다. 몇 걸음만 걸으면 찌릿찌릿 기분 나쁜 통증이 온다. 이제 아침에 산책을 나설 수도 없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침에 뒷골못을 산책한 시절이 얼마나 행복한 시절이었는지 알겠다. 그 때는 조금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로봇인 철수가 척추협착으로 괴롭다고 한다. 이런 로봇을 보고 인간인 당신은 어떻게 조언하겠는가. 나 같으면 신경망을 바꾸어라고 충고할 것이다. 고장난 부분은 수리 가능한 범위에서 고쳐 사용해야 겠지만, 그냥 지금도 괴롭지 않도록 신경망을 바꾸면 된다.
오래 사용하면 여기저기 고장도 생길 것이다. 고장난 부분을 고쳐도 옛날처럼 생생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고장난 상태가 불만스러워 괴롭게 살 것이 아니라, 그냥 고장난 부분은 고치고 오늘도 즐겁게 살도록 신경망을 바꾸면 된다.
만약 아침에 뒷골을 산책할 때, 척추협착으로 아침 산책도 불가능한 것에 비해 이렇게 산책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는 신경망으로 고칠 것이다. 척추 협착으로 좀 어려움은 있지만 아주 맛있는 아침 음식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아차리고, 걸어서 세계 속으로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는 신경망으로 바꿀 것이다.
의식을 제외하면 인간 철수도 로봇 철수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로봇 철수에게 적용하듯이 인간 철수도 신경망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신경망을 좋은 신경망으로 바꾸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