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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JungTae Lee 0

어저께 엄마 산소에 벌초를 하면서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엄마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엄마를 너무 몰랐고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무릎이 아프다고 하시면 “늙으면 다 그런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경로당에서 “이것만 먹으면 무릎이 다 낫는다”는 약을 구입하려고 말씀하셨을 때 또 사기꾼들에게 속으셨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늙어 무릎이 아파보니 그 고통을 알겠고, 만병통치약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들이 사기라고 이야기할 때 그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겠다. 젊었을 때는 알 수가 없었는데, 늙어 경험해 보니 그 아픔과 마음을 이해할 수가 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신경망을 만들고, 그 신경망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반응한다. 따라서 신경망이 없으면 올바로 해석할 수도 없고 반응할 수도 없다. 

최근의 인공지능 신경망은 인간의 신경망과 같이 만들고 훈련시킨다. 그래서 훈련데이타가 아주 중요하다. 최고수의 바둑 데이타로 훈련한 알파고라야 이세돌을 이길 수 있다. 초보자 바둑으로 훈련하면 이길 수가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인간에 적용하면 착각들을 한다. 형편없는 데이타로 훈련하였거나 경험이 없어도 마치 아는 것처럼…

사람도 경험을 통해 신경망을 만들고 그 신경망으로 세상을 산다. 경험이 없거나 다른 데이타로 훈련이 되어 있으면 다르게 이해하고 다르게 반응한다. 더구나 인간은 대부분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사람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살아온 이력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사람의 신경망을 만든 빅데이타가 그 사람을 말한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정년퇴임을 하면 당구장에서 세월을 보낸다는 이야기가 있다. 공부외에는 다른 일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학시절에 배운 당구로 소일하며, 실업수당을 얼마 더 받을 수 있는지 머리굴리고 사는 것이다. 

나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를 본다. 말이나 공약이 아니라 경험한 빅데이타를 본다. 농사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어야 농사 일을 할 수가 있고, 힘들게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지도자라야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가 있다. 공주로 자란 사람이 세월호로 자식을 잃은 사람의 마음에 제대로  공감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신경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 온 경험을 통해 그런 신경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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