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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란 자신의 생각 속에 갇혀있기 때문에 생긴다.

JungTae Lee 0

먼저, 아래에 있는 <류시화가 설명한 “고통의 실상”> 을 읽은 후에 나의 글을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통, 
우리는 고통이 외부 환경이 잘못되어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고통은 자신이 만든 것이다. 자신의 두뇌가 만든 것이다.  상대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의 문제다.  이것을 알아야 한다.


아래 류시화의 이이야기를 읽어보라. 시간이 지나고 그 때를 뒤돌아 보면 정말 어이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지옥에 빠져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때는, 그것이 너무 당연한 생각처럼 떠 오르고 이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몸도 망가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일어날 때 우리는 그것이 당연한 생각처럼 착각하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오해하거나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다. 아니, 일어날 일이라고 해도  그렇게 부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생각의 꼬리를 끊고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그런 생각에 젖어 있게 두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은  걱정거리로 나타나기도 하고 원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후회로 나타나기도 한다. 온갖 형태로 나타나는데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이 생각이 이어지게 놓아두지 말고 얼른 알아치리고 그 꼬리를 잘라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운동이 가장 좋다. 걱정처럼 나타나는 부정적인 생각이 떠 오르면 무조건 걷는 것이다.  아니면 기도 등으로 자기최면을 거는 것도 좋다. 하여간 자기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부정적인 생각의 꼬리를 끊어야 한다. 


처음에는 잘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연습하고 내일도 연습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떠 오를 때 마다 연습하는 것이다. 


실수해도 괜찮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번도 실수 했네” 하고 후회할 것이 아니라 그냥 실수 했음을 알아차리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된다.  그러면  하루 하루 부정적인 생각은 줄어들고 희망이 보이고 자연 감사한 마음이 늘어날 것이다.


계속 연습하여 몸에 체화시켜야 한다. 하루하루 꾸준히 노력하여 습관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고 결국은 긍정적으로 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 


====================== <류시화가 설명한 “고통의 실상”> ========================


북인도 바라나시에서 지낼 때의 일이다. 잘 아는 인도인의 아들이 천연두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여러 해 친하게 지내고 여행을 함께 한 적도 있는 사람이라서 서둘러 그의 집으로 향했다. 환자는 좁은 침대에 누워 고열에 신음하고 있었다. 온몸에 붉은 발진이 가득했다.   

인도에서 마타지(‘어머니’라는 뜻)라고 부르는 천연두에 걸리면 인도인들은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마타지 신을 모시는 사원에 가서 기도를 올린다. 병원에 데려가면 마타지가 분노해서 증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잘 달래서 떠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스무 살 갓 넘은 환자는 내가 이마를 만져도 겨우 눈을 뜰 정도였다. 환자 주위에는 아카시아 잎처럼 생긴 초록색 님(neem) 나무 잎사귀가 뿌려져 있었다. 님 나무 잎은 천연 항생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인도의 시골에는 집집마다 이 나무가 있다.   

나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환자를 격려하고 부모를 위로하며 30분 남짓 있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내가 천연두 환자의 집에 다녀온 걸 알고 게스트하우스 주인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 천연두는 사망률이 매우 높은 법정 전염병으로 밀폐 공간에서는 공기로도 감염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심한 복통과 의식의 변화까지 초래한다. 그런 심각한 병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서서히 걱정이 되었다. 환자의 손과 이마를 만지고 작고 밀폐된 방에서 반 시간이나 있었기 때문에 천연두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 어떻게 하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서둘러 귀국해야 할까? 만약 천연두 진단을 받으면 격리 환자가 될 텐데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아니면 님 나무 잎 빻은 즙을 피부에 바르고 몸 둘레에 잎사귀들을 뿌린 채 누워 있어야 할까? 게스트하우스에선 나를 계속 있게 할까?   

두려움은 빠른 속도로 커졌다. 만약 의식이 오락가락하면 누가 나 대신 한국의 가족에게 연락하지?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데 내가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일까? 발진이 돋으면 누구도 곁에 오지 않겠지? 나를 간호할 현지인 친구를 미리 정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튿날 아침, 아무 입맛이 없어 베란다에 앉아 있던 나는 등을 긁다가 피부 발진과 흡사한 붉은색 부스럼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마를 짚어 보니 의심스러운 미열이 있었다.   

생각이 급속도로 많아졌다. 균이 각막에 침범하면 실명할 수도 있고 뇌에 침범하면 뇌염이 발생한다는데 뇌는 어쩌지 못하더라도 생수로 눈을 빡빡 씻을까? 아냐, 이건 흔한 종기일 수도 있어. 그런데 긁어 보니 진물 같은 것이 나는데 천연두일 가능성이 커. 판단이 오락가락하는 것만으로도 증세가 번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당시는 인터넷도 없어서 천연두의 증세를 자세히 확인할 길도 없었다. 이 정도 증상을 가지고 의사를 찾아가 상담하면 웃음거리밖에 안 될 게 뻔했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오후가 되었을 때 복통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나는 침대에 반듯이 누워 님 나무 잎들이 내 주위에 뿌려지는 순간을 상상했다. 마지막에는 갠지스 강가의 화장터로 옮겨지겠지.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법정 전염병 환자의 집에 가는 게 아니었다. 아니, 이번에는 인도에 오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죽을 거면 차라리 무산소 에베레스트 등정이나 시도할 걸. 아니다, 마음을 진정하고 초연하게 죽음을 맞이하자. 그래야 오랫동안 명상을 해 온 사람답지 않겠는가. 아쉽더라도 ‘하하하’ 웃으며 작별하자. 조건 지어지고 형상을 가진 모든 것은 소멸한다고 하지 않는가. 아니, 그 전에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라도 몇 통 해야 하지 않나? 뉴스에도 등장하겠지.   

이것이 ‘마음의 이야기’이다. 나를 번뇌에 빠뜨리고, 앞당겨 걱정해서 지금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하며,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조건과 형상을 부여해 강력한 힘을 갖게 하는 ‘마음이 지어내는 이야기’이다.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도 능가할 수 없다. 마음이 지어내는 이야기는 어떤 소설, 신화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나의 의식을 지배할 때 눈앞의 현실보다 그 가공의 세계가 더 생생한 현실이 된다. 그때 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버스에 앉아 망상에 빠진 사람처럼 삶의 표면을 그림자처럼 지나갈 뿐이다. 마음은 매우 쉽게 우리를 충실한 하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마음만큼 서투른 주인도 없다.   

생각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중독이 되고, 중독은 병이 되며, 병은 재발한다. 거듭 재발하는 병은 인생 그 자체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에 생각을 알아차려야 한다. 두려움, 욕망, 망상을 연료로 마음이 지어내는 이야기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마음의 하인이 아니라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큼 큰 기쁨과 평화는 없다.   

그 인도인의 아들은 천연두가 아니라 수두였으며, 천연두는 1970년대 말에 전 세계적으로 사라진 질병으로 선언되었다. 수두는 대부분 병이 진행되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그리고 내 등에 난 것은 사소한 부스럼이나 땀띠에 불과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를 오가느라 약간 더위를 먹었을 뿐이며, 과도한 신경성 복통이었다. 생각이 지어낸 이야기는 밤에 꾸었던 꿈처럼 사라졌고, 잠시 마음이 맑아졌다. 다음 이야기를 지어내기 전까지는.    

북인도 바라나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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