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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다는 것의 의미

JungTae Lee 0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가난한 사람들의 타격이 크다. 부자들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수십만원씩 하는 진단도 가난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엄두도 못내고,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 부딯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 중에서 대부분이 흑인 빈민자들이고, 음식을 나누어주는 푸드뱅크에 수십 Km의 자동차 행렬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이번 총선에서 강남의 선거 결과를 두고 말이 많다.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 코로나19보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하고, 종부세에 민감한 것 같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한 쪽에서는 먹고 사는 것이 문제인데, 한 쪽에서는 부를 빼앗길까봐 걱정이다. 

코로나19로 간호사와 의사들의 노고가 많다. 얼마전에 고생하는 의사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의사들은 이 정부에 불만이 아주 많다고 한다. 불만 사항은 많지만 요약하면, 미국의 경우 의사들이 아주 잘 사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미국의 의료시스템처럼 하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생기지 않겠는가? 한국처럼 가난한 사람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하려면 의사들이 미국처럼 잘 살지 못하는 그 어느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빈부 격차가 많이 벌어져도 개인의 능력에 맞기거나, 아니면 부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회수하여 가난한 사람을 도와 함께 사는 사회를 구축하거나.

부동산이나 주식, 사업을 하여 돈을 벌거나 고시 등에 걸려 출세한 경우, 우리는 개인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미래의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물론 개인이 열심이 해야겠지만, 열심히 한다고 사업에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겸손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보다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다. 

사법시험에 걸려 검사나 판사가 된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고 한다. 자신들은 머리가 좋고 다른 사람보다 특출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법농단을 피우면서 별 죄의식이 없는 판사들도 있고, 퇴임후 전관예우로 수십억씩 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검사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머리가 좋다는 것은 그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는 의미일까?

우리 머리(두뇌)는 많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를 담당하는 언어중추도 있고,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중추도 있고,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도 있고, 공감을 처리하는 미러세포도 있다. 그런데 사람마다 두뇌 특성은 다르다. 언어중추가 발달된 사람은 영어시험을 잘 칠 수 있을 것이고, 운동중추가 발달된 사람은 운동을 잘 할 것이다. 미러세포가 활발히 동작하여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즉 언어중추가 발달되어 영어시험을 잘 치는 사람만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운동중추가 발달하여 축구를 잘 차는 손흥민도 머리가 참 좋은 사람이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자원봉사자도 머리가 좋다는 의미다. 

얼마전에 친구가 카톡을 통해 퀴즈를 내었는데, 아주 어려운 문제인데 자신은 9시간만에 풀었다고 자랑하였다. 그런데 그 문제를 내가 몇 분 안에 풀어버리니 나 보고 천재라고 했다. 천재가 아니라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정답이 나와 있었다. 검색하면 답이 나오는 시대에 기억하여 시험을 잘 친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조선시대에는 시를 잘 짓고 붓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이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자동통역이 쉽게 이루어진 미래에도 영어시험을 잘치는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일까? 우리 모두는 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다. 단지 발달한 부분이 다를 뿐이다. 

내가 능력이 특출하고 머리가 좋아 성공하고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무능하고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그냥 병들고 먹을 것이 없으면 굶어 죽을까? 세상을 뒤엎으려 하지 않을까? 그런 사람이 만든 세상은 지옥이 될 것이다. 대신에 다른 사람도 머리가 좋지만 내가 운이 좋아 성공한 것이라고 겸손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좀 더 나누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꿈을 꾸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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