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두뇌는 대부분의 경우 신경망에 프로그램된 대로 자동 반응한다.
이 방법은 환경에 변화가 없으면 상당히 효율적인 대응 방법이다.
프로그램된 대로, 무의식적으로 동작하는 경우, 환경의 변화가 없으면 잘 동작하지만,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대응방법이 달라져야 하는데, 이 때 문제가 발생된다.
무의식적으로,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는 경우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어떻게 될 것인가?
컴퓨터통신망에서 정보를 주고 받는 경우,
컴퓨터에 고장이 생기지 않으면 프로그램된 대로 잘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동작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전원 고장과 같이 컴퓨터에 문제(Crash)가 발생되는 경우 어떻게 되는가 살펴보자.
두 대의 컴퓨터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데,
송신기는 정보를 송신하고 수신기로부터 잘 받았다는 응답을 받고 다음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수신기에서는 정보를 받으면 그 정보를 어디 저장해야 하고(Write: W),
아울러 송신기측으로 잘 받았다는 응답(Acknowledgement: A)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수신기가 지금 상태(어디에 저장했다거나 Ack를 응답했다거나 하는 상태)를 알 수 있으면 다음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이를 수행하는 컴퓨터에 고장(Crash: C)이 발생하여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살펴보자.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가?
수신기는 먼저 저장하고 Ack 응답을 보낼 수도 있고, 먼저 Ack 응답을 보내고 저장할 수도 있다.
즉 WAC, WC(A), C(WA)로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WAC는 먼저 저장하고 Ack 응답 후 Crash가 생겼다는 의미이고
WC(A)는 저장한 후 Crash가 생겨 Ack 응답을 보낸다는 의미다(실제로는 Crash 때문에 못 보내므로 ( )속에 기록).
또 먼저 Ack 응답을 보내고 저장하는 경우에는 AC(W), AW(C), C(AW)의 경우가 발생될 수 있다.
한편 송신측에서는 수신기에 Crash가 생기기 전에 보낸 메시지에 대해,
언제나 재전송하거나, 언제나 재전송하지 않거나,
S1 상태(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대해 Ack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만 재전송하거나
S0 상태(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대해 Ack를 받아 더 이상 Ack를 받을 메시지가 없는 상태)에서만
재전송하는 정책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송수신기가 취하는 정책에 따라 24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는데,
송수신기가 어떤 정책을 취하더라도 문제가 발생된다(A. Tanenbaum, Computer Network(2E), pp 410 Fig 6.20 참조).
따라서 Crash로 인해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없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위 Layer에서 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기억하자).
우리 인간의 두뇌도 마찬가지 문제가 생긴다.
환경이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 발생된 경우의 수에서는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면 된다.
그러나 환경이 변하여 새로운 입력이 들어오면 이제까지와 같은 반응을 하면 생존하기 어렵다.
그러면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는 패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대응을 해야한다.
이 때 프로그램된 대로 동작하는가, 아니면 이 루틴에서 벗어날 것인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상위 Layer 개념인 신이 있다면 신이 두뇌의 상태를 알고 적절히 대응하면 된다.
그러나 두뇌 자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두뇌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기능이 의식(Consciousness)이다.
의식의 기능은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림을 통해 지금 나의 대응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려야 다른 대응을 모색할 수 있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프로그램된 대로 반응하게 된다.
따라서 의식이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두뇌가 진화시킨 알아차림 기능이다.
바꾸려면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 살려면 프로그램된 대로 반응하며 살아가면 되지만,
지금까지 삶에 무언가 문제가 있어 바꾸려면 먼저 알아차림이 있어야 한다.
화 내는 성격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화가 나 있다는 상태를 알아차려야 하고,
과식하는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과식하고 있는 현재의 상태를 알아차려야 바꿀 수 있다.
즉 현재 두뇌의 동작에 대한 상태 파악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알아차림이고, 이것이 의식의 기능이다.